천태산 주차장 - 천태산 - 신음산 - 대성산 - 작은폭포 - 의평리 의평교
지난주에 실행하려 했다 노고산 마니산 어류산 환종주에 밀렸던 천태산과 대성산을 잇는 종주길에 나선다.
네비에 천태산 주차장을 목적지로 설정하고 갔는데 밤티재를 넘어 얼마지나 차선도 없는 좁은 외길로 안내한다.
당연 지름길일거라 믿고 갔는데 이런~ 도착하고 보니 영각사앞 주차장이다.
천태산만 산행할거라면 모르겠지만 대성산까지 종주를 하는거라 산행을 마치고 돌아와 다시 영각사까지 올라야 한다는게 부담이다.
차를 돌려 천태산 주차장으로 향한다.
09:15
주차를 해 놓고 걸음을 시작한다.
코로나 여파인지 단체산행객들을 싣고 온 버스는 단 한대도 보이지 않는다.
너 그러다 영창간다~
주차장부터는 A코스 경우시 3.3km다.
천태동천에 들어서면 제일먼저 삼신할멈바위가 객들을 맞이한다.
층층이 쌓인 바위틈에 작은 돌을 던져 떨어지지 않으면 삼신할미가 자식을 점지해 준다는 소문이 있으며, 그 덕에 아이를 가졌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삼단폭포
예전엔 용추폭포로 불리었고 지도에도 용추폭포로 나온다.
일주문을 지나면 매표소가 있는데 새해부터 입장료(1,000원)를 받지 않는다는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망봉을 왕복한다.
상어흔들바위라는데 꿈쩍도 안한다.
망탑은 고려 말 홍건적의 침입으로 남도로 가던 피난 길에 영국사에 들른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태평성대를 위해 기도를 했던 곳이다.
노국공주와 애틋한 사랑을 호국의 기운으로 승화 시켜나가려 했던 공민왕의 설화가 서려 있기도 하다.
지난주 걸음했던 마니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우측으론 동골산
A코스로 올라선다.
들머리에서 10여분정도 올라서다보면 밧줄이 매여있는 바위지대가 시작된다..
누군가 오카리나를 연상하고 구멍을 냈을게다.
A코스 들머리에서 30분정도 오르다보면 75m 암벽구간과 마주하게 된다.
배짱과 완력이 요구되는 구간이다.
어젯밤 잠을 못 잔 탓인지 팔에 힘도 없고 다리에도 힘이 붙질않아 발을 디뎌도 발이 붕~ 떠 있는 느낌이라 겁도 나고 여간 힘든게 아니다.
이 컨디션으로 종주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암벽길 중간에서 바라본 남쪽방향
지네를 닮아 지네바위로 불리운다.
돌고래바위도 보이고
마니산은 동쪽에서 보는 산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11:10
1시간 55분만에
11:25
컨디션도 조절할겸 바위턱에 앉아 쉬고 있는데 갑자기 먹구름이 드리워지면서 잠잠하던 바람이 세차게 불어대기 시작한다.
점심나절쯤에 눈 예보가 있드니만 눈이 내릴려나보다.
바람도 사납고 컨디션도 안 좋은데 그냥 하산할까 하다 언제 또 오겠나 싶어 계획했던데로 대성산으로 길을 잡는다.
이정표엔 예상소요시간만 표기되어 있고 거리표시가 없다.
맵작업을 하며 천태산과 대성산간 트랙을 확인해 보니 gps측정거리로 7.5km가 나오고 소요시간은 4시간 걸렸다.
종주길에 들어선지 채 5분도 지니지않아 강한 서풍과 함께 눈보라가 치기 시작한다.
윈드자켓을 꺼내 입고 이너장갑을 벗고 겨울장갑으로 바꿔 낀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마음도 그러한데 날씨도 春來不似春이다.
일명 가오리바위라고
길은 가오리바위 우측 옆으로 급하게 나 있고 밧줄이 길게 매여있다.
넌 누구니?
어느 장수가 바위에 앉아 공기놀이를 하다 두고 간 거라해서 공기바위란다.
다시 겨울한복판에 들어선 느낌이다.
사납게 몰아치는 눈보라는 30여분간 지속된다.
그렇게 사납게 몰아치더니만 언제 그랬냐는 듯 햇살이 난다..
강풍은 여전하고
12:20
이제 신음산 구간에 들어선다.
산세는 전형적인 육산의 형태로 바뀌고 이후부턴 조망도 막힌다.
12:37
12:41
신음산에서 조금만 내려서면 장령지맥 갈림길이 나온다.
장령지맥은 식장지맥 금성산에서 분기 닭이봉과 서대산 언저리를 거쳐 대성산, 장령산, 마성산을 지나 옥천군 장계관광지가 있는 금강에서 맥을 다하는 52.2km의 산줄기다.
이제부터 능선길은 낙엽길로 변한다..
참 이정표하고는
천태산 방향엔 거리표시를 해 놓고 대성산은 왜 거리표시가 없는겨?
지도를 열어보니 대략 반쯤 온 것 같다.
봉우리 하나를 넘을때면 헥헥대지만...
한동안 평탄하게 이어지는 낙엽길을 걷노라면 무한 행복감에 빠져들기도 한다..
대성산 옆으로 충남의 최고봉 서대산이 마주하고 있다.
지금 걷고있는 능선은 충청남도와 충청북도의 경계선이기도 하다.
여기는 낙엽이 두툼하게 깔려있다..
종아리까지 빠진다.
대성산 정상이 가깝게 보이지만 능선은 우측으로 원을 그리고 있어 대략 2km넘게 더 가야할 것 같다.
조망처인 듯 싶어 올라본다.
역시 동쪽으로 시원하게 조망이 트인다.
지난 주 걸음했던 노고산 마니산 어류산 종주길 마루금을 보니 그날의 고단함이 아른거린다.
이제 서대산은 대성산자락뒤로 숨어들어가고
정상?
공갈봉이다.
전위봉으로 코박고 올라서야 한다.
지난주 546봉 오름길이 생각날 정도로 힘이 들더라.
전위봉에 오르고나면 대성산 정상이 지척이다.
하지만 안부로 내려섰다 방금전 전위봉에 오르는 만큼 또 한번 코박고 올라서야 한다.
여기서 20m거리에 있는 정상을 다녀와 우측으로 내려서야 하는데 정상을 지나 빨간색 화살표 방향으로 넘어선다.
결론은 알바길이라는...
13:05
정상옆에 붙어 있는 670봉에 오르고 나서야 길을 잘 못 잡았단걸 알고 지도를 열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내 미친다 미쳐~
정상에서 우측(사진상 좌측)으로 뻗어내린 능선으로 내려섰어야 했다.
한번 더 정상에서 지도를 살펴 봤어야 하는건데 너무 안이했던게다.
15:30
670봉을 내려와 다시 정상으로 오르다 보니 화살표 방향으로 발길 흔적들이 보여 그 흔적들을 따라 가 본다.
여러 사람들이 지난 흔적으로 보아 나만 그런건 아닌 것 같다.
여기까지만해도 그런데로 괜찮았다.
여기서 좌측으로 갔어야 했는데 아랫쪽으로도 발길흔적이 보여 능선길인 줄 착각하고 내려섰다 개고생을 사서 하게된다.
급한 사면에 낙엽은 쌓여 미끄럽지.. 잡목 가지들은 사정없이 싸대기를 때려대지...
후회막급이지만 다시 돌아가기엔 이미 늦었고...
개고생도 이런 개고생이 없다.
15:50
그렇게 20분동안 개고생을 하고나서야 장령지맥 능선길에 올라선다.
장령산 갈림길엔 이정표가 없으니 잘 살펴야 한다.
오늘 내가 하는 종주는 대성산까지지만 장령산을 거쳐 마성산까지 잇는 일명 천성장마 종주를 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천성장마(天聖壯馬)는 영동에 사시는 박달령(서용희 법무사/73세)님께서 개척한 코스로 천태산의 천, 대성산의 성, 장령산의 장, 마성산의 마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라 한다.
도상거리는 26km가량이라 한다..
종주이름은 대계 앞 글자를 따서 부르는게 보통인데 대성산은 두번째 글자를 딴게 특이하다.
그럼 오늘 내가 한 종주는 천성종주?
장령산 갈림길에서 조금만 내려서면 또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방안폭포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16:00
급한 길을 내려와 바람없는 곳에 앉아 한 숨 돌리며 잠시 쉬어간다.
방안폭포인가?
폭포상단의 모습은 여성의 음부를 연상케 한다.
등로를 버리고 급한 사면을 미끄러지 듯 폭포아래로 내려선다.
4단으로 구성되어 있는 폭포의 높이는 30미터쯤 된다.
폭포를 뒤로하고 내려서다 보니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데 폭포이름이 '작은폭포' 다.
대성산 폭포 중 규모가 두번째로 크기 때문에 붙혀진 이름이라 하는데 폭포이름치곤 유치찬란하다.
생강나무꽃이 활짝 폈다.
봄이면 어느 산에서든 흔히 볼 수 있는 꽃인데 올 처음으로 대성산에서 보게된다.
강원도에서는 동백꽃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그리고 뭣에 떠다 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김유정의 고향은 강원도 춘천이고, 소설의 배경도 그의 고향이다
소설 제목인 ‘동백꽃’은 표준어가 아니라 생강나무꽃을 일컫는 강원도 사투리다.
이처럼 강원도에서 생강나무를 동백나무로 부르게 된 데는 동백나무 씨앗으로 기름을 짜서 썼던 시절, 추위 탓에 강원도에서는 동백나무가 자랄 수 없다보니
대신해서 생강나무 씨앗으로 기름을 짜서 썼기 때문였을게다.
「정선아리랑」에 ‘강 건너 올동백이 다 떨어지니 강 좀 건너달라’ 는 대목이 나오는데 여기 나오는 ‘올동백’도 생강나무를 가리킨다
방안폭포는 패스한다.
거리표시도 없어 얼마를 가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산길을 빠져 나오니 임도다.
임도를 따라 의평리마을로 내려선다.
산행종점인 의평교까진 2km
화살표 방향이 내려온 길
가운데 멀리로 마니산 사자머리봉과 그 앞으로 546봉이 보인다.
의평리 마을앞에 있는 월이산 자락이 흉해 보인다.
저 급한 산자락에 무얼 하려고 벌목을 한건지 보기에도 흉하고 큰 비라도 내리면 어찌될지 걱정도 든다..
산수유꽃도 화사하게 폈다.
가는 나무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걸로 보아 묘목인 듯 싶다.
17:20
의평교에서 걸음을 마친다.
운 좋게도 신발끈을 풀 새도 없이 버스가 도착한다.
의평교에서 버스를 타고 천태산 입구에 내려 주차장까지 걸어간다.
주차장까지 거리는 1km
17:45
원점 in
주차해 있던 차량들은 대부분 빠져 나가고 내 차를 포함해 4대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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