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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mbing/영남권

【20.04.12(일)】19.別有天地 우두산










주차장 - 바리봉 - 장군봉 - 지남산 - 고견사 - 주차장



10년만에 우두산을 찾아본다.

10년전엔 산방산행으로 마장재에서 의상봉구간까지 반쪽만 걸음했었는데 이번엔 온전히 한바퀴 돌아 볼 생각으로 깜깜새벽길을 달려간다.

집에서 고견사 주차장까진 328km

멀긴 멀다.


고견사 주차장으로 들어서는 길목에 들어서니 코로나19로 입산을 금지한다는 플랜카드가 걸려있고 바리게이트로 길을 막아 놓았다.

바리게이트앞에 차를 세우고 서성이고 있는데 마침 SUV차량한대가 바리케이트앞에 주차를 하더니만 완장을 찬 사람이 내린다.

다짜고짜 우두산 못 갑니까? 했드니만 어디서 왔냐 한다.

서울에서 왔다하니 코로나 때문에 대구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이라 그런거라며 들어가라며 길을 열어준다.

그러면서 화는 내지말라한다.

고견사 주차장에 들어서니 새로 만들어 놓은 주차장은 입구를 막아놨고 길가로 여러대의 차량들이 주차 해 있다..

배낭을 맨 산행객들이 여럿 보이는걸로 보아 별다른 통제는 하지 않는 것 같다.





고견사로 가는길에 바라 본 우두산 전경







주차장을 새롭게 조성해 놓았는데 규모는 크지않다.







오늘 걸음은 바리봉-장군봉-지남산-의상봉-우두산-마장재를 거쳐 돌아오는 시계방향 환코스다.

젖을정도는 아니지만 빗방울이 떨어진다.






진달래가 한창이지만 아랫쪽으론 철쭉도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주차장에서 20분정도 진행하다보면 능선 안부에 닿는다.

능선에 올라서니 바람이 세차게 불어댄다.






능선길에서의 조망은 좋다.

우두산의 대명사격인 의상봉이 위풍당당하게 골격미를 자랑한다.





바리봉이의 골격미도 옹골차 보인다..







마장재로 이어지는 길목에 특이하게 만든 Y자형의 출렁다리가 보인다.

아직은 미개방 상태지만 이따 하산길에 건너 볼 생각이다.













빌려온 사진







거창의 가조평야가 거청해 보인다.







바리봉










































10:40

바리봉까지 55분

거창의 명산 우두산은 주봉인 상봉보다 더 많이 알려진곳이 의상봉과 장군봉, 그리고 바리봉이다.
웅장한 기세와 골격미를 자랑하는 남성적인 장군봉에 비해 바리봉은 여성적인 자태를 지니고 있다.
바리라는 명칭의 유래는 바리공주성화와 불가의 발우공양이 언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바리봉의 빗돌이 특이하다.














바리봉과 뒤로는 비계산




























장군봉

우두산의 아홉개 봉우리중 장군봉에는 옥황상제의 딸을 사랑한 장군이 형벌을 받고 산으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건너편 미녀봉과 연관관계가 있다는 설도 있다.

믿거나 말거나




여기서 장군봉을 왕복한다.






11:30

장군봉






2015년 높이 2m, 무게 1.5t 정도의 배를 타고있는 장군 모양의 표지석을 제작해 헬기를 동원해 정상에 설치했다고 하는데 장군의 형상을 한 빗돌은 온데간데 없다.

자료를 찾아보니 누군가가 깨어 버렸다는 소식이다
하여 인터넷을 뒤져 한장 모셔 왔다.












고도를 높히면서 비는 짙눈개비로 변하고.







잠시나마 지남산쪽으로 운무쑈가 펼쳐진다







지남산 직전에 있는 봉우리를 내려서려는데 갑자기 현기증이 일어나더니 앞이 빙빙 돈다.

도무지 몸을 가눌 수 가 없어 배낭을 맨채로 땅바닥에 누워 보지만 어지러움증은 쉽사리 멈추질 않는다..

속이 메스꺼워지면서 구토증상까지 찾아온다

오늘 먹은것도 없는데 어제먹은게 체했는가 해서 정로환을 꺼내 먹어보지만 별반 효과가 없다.

그렇게 30여분을 누워있다보니 빙빙도는현상이 잦아들어 조심스레 내려와 지남산을 올라서는데 또 다시 앞이 빙빙 돌기 시작한다..

난생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찌 가야할지 걱정이다.


















짙눈개비가 멈추더니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지남산 정상에 올라서니 별유천지라 할만큼 멋진 풍광이 펼쳐지지만 감동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13:18

의상봉 600m를 앞둔 지점이다

이런 상태로 계속 진행하다보면 어떤 불상사가 벌어질지 모르는 일, 지지불태라 했으니 여기서 멈추는게 답인 것 같다.

쓰린 마음을 안고 탈출을 한다.

.



아쉬움에 의상봉을 돌아보고







고견사까지 600m정도 내려서는데만 한시간이 걸렸다.













고견사는 불교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인 해인사의 말사로 667년(문무왕 7)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는 견암사(見岩寺)에 기원을 둔다.

1630년(인조 8) 설현·금복·종해 등이 중건하고 고견사(古見寺)라 개칭하였다.
문화재 외에도 숙종이 원효대사를 기려 내린 강생원(降生院)을 비롯해 높이 80m의 견암폭포등 의상대사가 수도할 때 매일 2인분의 쌀이 나왔다는 쌀굴 등도 있다.





14:55

능선 갈림길에서 주차장까지 2.1km를 1시간 35분만에 내려섰다.

용케 내려오긴 했다만 더 큰 문제는 이제부터다.

주차장을 빠져 내려가는데 앞이 빙빙 돌다보니 차가 뒤집어지는 것 같아 도저히 운전을 할 수 가 없다.

차를 세우고 고개를 무릎에 박고 연신 깊은 숨을 내쉰다.

그렇게 30분넘게 머물다 마냥 있을 순 없어 일단 고속도로 휴게소로 가서 서울로 가는 사람을 찾아 대리운전을 부탁할 생각으로 온정신을 집중하고 고속도로로 접어든다.

시속 60km 속도로 달리는데도 속도감이 엄청 빠르게 느껴진다.

시력도 급격하게 떨어져 모든게 흔들리며 겹쳐 보인다.


고속도로에 접어든 후 첫번째 휴게소인 함양산삼골동서만남의광장으로 들어선다.

규모가 작은 휴게소라 그런지 이곳으로 들어오는 차량들이 뜸하다.

화장실앞 계단에 앉아 일행과 함께 오는 사람들을 만나면 행선지를 물어보지만 서울로 간다는 사람들은 없다.

그렇게 소득없이 만남의광장에서 두시간정도 머물다 5.5km전방에 있는 함양휴게소로 이동한다.

5.5km를 달리는데 55km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함양휴게소에선 식당안으로 들어가 2명이상 앉아 식사를 하는 사람들한테 행선지를 물어보지만 좀처럼 서울로 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가 없다.

어쩌다 서울가는 사람을 만나고 보면 일행은 운전을 못 한다하고,,,

그렇게 흑기사를 찾아 헤맸지만 결국 찾질 못하고 두어시간을 보내다 다시 다음휴게소까지 이를 악물고 달린다.

날이 어두워져 환할때보단 운전하기가 수월해지긴 했지만 코너길을 지날땐 죽음이다.

어찌나 긴장을 했던지 손바닥은 땀에 젖고 어깨와 목이 뻐근해진다.

그렇게 사투를 벌이며 휴게소마다 들러 한두시간씩 머물다 오다보니 새벽 3시를 넘겨 집에 도착한다.

12시간만이다.


다음날아침 잠자리에서 일어서는데 몸을 가누기가 힘들다.

증상이 어제 그대로다.

집근처 이비인후과를 찾아가 증상을 얘기하니 이석증은 아니고 전정신경염이나 현훈증으로 보인다며 큰 병원으로 가 보라며 소견서를 써 준다.

그제서야 집사람을 불러 전후사정을 얘기하고 함께 이대서울병원으로 간다.

병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출입구마다 다 막아놓고 선별진료소를 통해서만 들어가게 해 놨다.

설문서를 작성하고 발열체크를 하고 나서야 병원안으로 들어선다.


접수창구에서 번호표를 뽑아들고 기다렸다 차례가 되어 접수처로 가니 이런 된장 할~ 오늘은 담당의사가 없다며 내일 첫 타임으로 예약을 해 주겠다 한다.

이런 대형병원에 이비인후과 의사가 한명밖에 없느냐 따져봤지만 소용없는일이고...

집으로 돌아오다 이대목동병원으로 차를 돌린다.

그러나 그쪽도 월욜과 수욜에는 담당의사가 없다며 다른날로 진료예약을 하라한다.

그렇게 허탕을 치고나서 집에 돌아와 누워 있는데 집사람이 큰형님댁에 전화를 하드니만 지체하면 큰일난다며 당장 응급실로 가라 한단다.





다시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이대서울병원 응급실로 간다.

도 한번 설문지와 발열체크를 하고 응급실에 들어가니 배드를 배정하곤 수액부터 꽂아준다.

담당의사에게 증상을 얘기하고 동네 이비인후과 의사가 써 준 소견서를 보여주니 자기도 그런 것 같아 보이긴 한데 뇌혈관쪽에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며 MRI를 찍어봐야 한다고 한다.

MRI든 PRI든 상관없으니 뭐든 해 주이소


MRI를 찍고나서 영상을 확인하고는 뇌혈관쪽의 문제는 아닌데 영상을 보여주며 설명을 해 주는데 미세한 혈관종이 보인다며 입원을 해 검사를 더 해 보자 한다.

담당의사의 권고에 입원을 하고나서 또 한번의 MRI촬영과 조형술검사를 했는데 다행히 수술까지 할 정도는 아니라 한다.

담주 월욜에 이비인후과에서 4가지 검사가 남아있긴 하지만 통원하기로 하고 입원 5일만에 퇴원한다.

그동안 건강만큼은 자신했는데 이번일을 겪고나니 절대 자신할게 못 되는게 건강이란걸 새롭게 느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