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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mbing/충청권

【20.08.23(일)】43.아홉폭 병풍 구병산

 

 

 

상오리 솔밭 맥문동 출사를 마치고 인근에 있는 구병산을 찾는다.

구병산은 북쪽 牛腹洞이라 일컬어지는 구병리와 삼가리 협곡 건너 속리산 천왕봉과 마주보고 있다.

이 상황을 두고 예전부터 보은 지방에서는 속리산은 남편을 뜻하는 夫山, 구병산은 아내를 뜻하는 婦山으로 불러오고 있다.

이곳 토박이 주민들은 속리산 천왕봉은 지아비산, 구병산은 지어미산으로 부르고 정상을 중심으로 아홉 개에 달하는 암봉들이 톱날처럼 연이어져 있어 아홉 개 봉우리를 뜻하는 九峯山으로 부르기도 한다.

 

아홉 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의 구병산은 이번이 세번째 걸음이다.

텅~빈 대형주차장에 붕붕이를 세워놓고 류현진의 5회말 투구를 지켜본다.

1:0 토론토의 리드상황인데 5회말 수비가 길어진다.

결국 1점을 내주고서야 투구수 94개를 끝으로 마운드를 내려온다.

에이스로서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결국 연장 끝내기에서 팀이 패하는 꼴이 되어 아쉽다.

반면에 세인트루이스의 김광현은 현재 무실점으로 역투하고 있다.

김광현 경기까지 보고 산행을 시작하기엔 너무 늦어질 것 같아 나중에 뉴스로 접하기로 하고 걸음을 시작한다.

산행을 마치고 결과를 알아보니 6이닝 무실점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승리투수가 됐다는 기분좋은 소식이다.

광현아 축하한다.

 

 

적암리P - 신선대 - 853봉 - 873봉 - 구병산(876) - 숨은골 - 적암리P

 

 

 

 

정상부 능선쪽으로 구름이 덮혀있지만 곧 걷힐게다.

 

 

 

 

우측으로 들어가 좌측으로 나올 예정이다.

 

 

 

 

실개천에 흐르는 물을 보니 계곡도 보나마나 뻔해 보인다.

 

 

 

 

산길에 접어들자마자 계곡물에 세수부터 하고 버프와 스카프를 물에적셔 이마와 목에 두른다.

산길 초입부터 모기들이 달려들기 시작해 얼굴에 모기장을 쓰고 올라서는데 모기장을 썼음에도 어찌나 성가시게 굴며 따라붙던지 이넘들 신선대에 올라서고나서야 물러난다.

그럼에도 다녀와서 보니 손등과 팔, 어깨, 다리에 모기에 쏘인 흔적이 보인다.

 

정자엔 모기장을 쳐 놓고 이부자리까지 놓여있다.

 

 

 

 

신선대 방향으로

조금 더 진행하다보면 바로 신선대쪽으로 오르는 길과 지능선으로 올라서는 길이 나오는데 좀 길더라도 완만한 지능선쪽으로 길을 잡는다.

 

 

 

10:40

50분만에 지능선에 올라선다.

여기서 신선대까지는 약 1.5km, 능선길은 완만하다 급하다를 반복한다.

 

 

틈새바위로 올라설까하다 안 가본 우회길이 뚜렷하게 보여 우회길을 따랐는데 되레 바윗길을 오르는게 까다롭더라는...

 

 

 

 

 

 

 

 

 

11:40

1시간 50분만에 주능선에 올라선다.

 

 

 

11:30

두시간만에 신선대에 올라선다.

먼저 올라 온 젊은친구들 여러명이 깔깔거리며  모여있다.

 

코로나시국이라 산길에서 조우하면서 마스크도 안 쓴채 인사를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부담스럽다. 

먼저 인사를 하는데 무시하고 지나치기도 그렇고...

참 그렇다.

코로나시기엔 산길에서 인사를 나누지 않는게 산행에티켓이 아닐까? 싶다.

산을 찾는 여러분~

산에서는 우리서로 눈 인사만 하는걸로 합시다요~

 

 

젊은친구들이 떠나고

 

 

 

 

텅 빈 신선대에 앉아 목을 축이며 한참을 쉬어간다.

 

 

 

 

신선대에서 바라본 東방향

 

 

 

 

신선대를 지나 첫번째로 만나는 824봉은 패스하고

 

 

 

 

여기서부턴 암릉길로

 

 

 

 

 

 

 

 

 

패스한 824봉

 

 

 

 

 

 

 

 

 

 

 

 

 

 

 

 

 

 

 

구병산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이 구간을 우회한다면 앙꼬없는 찐빵을 먹는건데 돌아갈 순 없지

암릉길로 고고~

 

 

 

특별히 힘든구간은 아니다.

 

 

 

 

가을이 오나보다.

지금쯤이면 지리산 천왕 - 촛대봉 구간엔 구절초며 산오이풀 등 가을꽃들이 만발해 있지싶다.

 

 

 

824봉

 

 

 

 

 

 

 

 

 

나이프릿지

 

 

 

 

짧아도 양쪽으로 천길 낭떠러지라 스릴감이 있는 구간이다.

 

 

 

 

나이프릿지를 올라서 바라본 824봉

 

 

 

 

 

 

 

 

 

 

 

 

 

 

853봉

 

 

 

 

853봉

 

 

 

 

지나온

 

 

 

 

앞쪽(우) 873봉과 뒷쪽(좌)으로 구병산 정상(876)

 

 

 

 

853봉 내림길

 

 

 

 

여기도

 

 

 

 

앞쪽 815봉은 패스하고 우측 873봉도 우회길을 통해 올라선다.

873봉을 직등할땐 한군데 까다로운 바윗길 구간이 있으니 주의들 하시라.

 

 

 

지나온

 

 

 

 

형제봉, 청계산, 대궐터산(견훤봉) 방향

 

 

 

 

873봉

 

 

 

 

873봉에서 바라본 정상

정상쪽이 시끌한걸 보니 아까 신선대에서 만나 젊은친구들인가보다.

 

 

 

안부에서 정상까지 100m

원점회귀를 위해선 정상을 다녀와 이곳에서  위성지국쪽으로 내려서야 한다.

 

 

 

이제 속리산 주능선도 시야에 들어온다.

 

 

 

 

속리산 주능선

 

 

 

 

13:50

정상까지 4시간

신선대에서 만났던 천안에서 왔다는 젊은 친구들

 

 

지나온

 

 

 

 

서원리 방향

충북알프스종주의 시작점인 서원교에서 구병산 정상까지는 약 7km거리다.

충북알프스 종주때 걸어보니 결코 만만치 않더라는...

 

 

내려다 본 적암리와 속리산휴게소

주차장에서 바로 속리산휴게소로 진입해 청주-상주간 고속도로를 탈 수 있다.

 

 

 

플랜카드를 펼치고 단체사진을 부탁하길래 두컷 찍어주고

 

 

 

 

정상 아랫쪽 그늘에 앉아...

 

 

 

 

자주꿩의다리

 

 

 

 

숨은골로 내려서는 길은 철계단이 있는 곳 까지 지그재그로 급하게 떨어진다.

먼저 정상을 내려선 친구들을 앞질러 내려선다.

 

 

 

숨은골에 내려서니 또 모기들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한다.

다시 얼굴모기장을 꺼내고

 

 

 

쌀난바위는 굴 입구 폭이 2m가량 되는 석굴 안쪽 벽면에 폭이 30cm 되는 반달형 작은 바위구멍이다.

쌀난바위에는 ‘절벽 밑 동굴암자 터(쌀난바위 왼쪽에 있는 아치형 자연 동굴 ·입구 폭 5m에 높이 3m, 깊이 6m 가량) 에 수도승 한 명이 살았는데, 지팡이로 쌀난바위 구멍을 한 번 두드리면 한 사람이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쌀이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암자를 찾아온 손님이 있어서 두 사람의 밥을 지으려고 지팡이로 바위 구멍을 두 번 이상 마구 두드리자 지팡이가 부러지고 바위에서 붉은 피가 흐르더니 그 후로 쌀이 나오지 않게 되었고 수도승도 암자를 떠났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동굴암자터

 

 

 

 

숨은골에 물이 흐르긴 하나 수량이 많지않아 화장실에서 씻기로 하고 숨은골을 빠져 나온다.

 

 

 

 

시루봉

 

 

 

 

위성지국

 

 

 

 

 

 

 

 

 

적암리 마을과 시루봉

 

 

 

 

적암리마을에서 바라본 구병산

 

 

아직은 땡볕이 뜨겁고 무덥긴 하나

하루가 다르게 하늘빛도 바람결도 다르게 느껴지고 산구절초도 꽃몽우리를 맺고 있는걸로 보아

가을이 머잖은 것 같다.

담주엔 지리산으로 가을마중이나 가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