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limbing/지리산

【20.08.30(일)】44.가을 꽃마중(칠선계곡/천왕봉)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와 긴 장마, 폭염, 태풍 등으로 점철된 올 여름, 한동안 주춤하던 코로나가 재확산 되면서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급기야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라 해서 일상까지 멈추게 하는 것 같다.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돌아왔음 하는 바램이다.

 

계절은 어김없이 가을을 향해 달리고 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찾게되는 지리산

올해도 가을소식을 알리는 꽃들과 눈맞춤하러 마중떠나 본다.

 

토욜밤 자정, 사당역을 출발 밤길 4시간 30분을 달려 백무동에 도착하니 하늘에 별들이 초롱하다.

새벽 4시 45분, 걸음을 시작해 두지동길에 들어서 얼마쯤 지나는데 갑자기 싸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댄다.

한대장이 국공이 뒤쫒아 오지나 않을까 염려한다.

비탐길로 들어선것도 아닌데 그러냐 하니 이 시간에 갈 곳은 뻔하기 때문이라는데...

잠시 걸음을 멈추고 후미가 올라올때까지 기다렸다 확성기 소리에 대해 물으니 계곡을 건너지 말라는 소리엿던 것 같다한다.

어젯밤까지 내린 비로 그러려니 하겠다만 거참 동네사람들 새벽잠 다 깨겠네그려~

습한기운에 온 몸이 땀으로 젖어간다.

돌길에 흘러 내리는 물에 스카프와 버프를 적셔 목과 이마에 두루고 빨치산사령부터를 지나 금줄을 넘어 창암능선으로 올라선다.

 

 

 

백무동 - 창암능선 - 칠선폭포 - 대륙폭포 - 삼층폭포 - 마폭포 - 천왕봉 - 제석봉 - 장터목 - 백무동

 

 

 

05:45

걸음을 시작한지 1시간만에 창암능선에 올라선다.

주차장에서 1.8km

 

 

05:55

능선에 올라 잠시 쉬었다 칠선계곡을 내려서는데 붉게물든 여명빛이 발길을 붙잡는다.

 

 

 

 

 

 

 

 

 

 

 

 

 

능선을 넘어 계곡으로 내려서는 허릿길은 몇차례 너덜길을 지나게 되는데 이번이 두번째 걸음임에도 생소하게만 보인다.

4년전 첫 걸음때는 역으로 이 구간을 올라섰는데 힘들었단 기억말곤 산길에 대한 기억은 나질 않는다..

 

 

 

1착으로 칠선계곡에 내려선다.

창암능선에서 계곡 탐방로와 만나는 곳 까진 약 1.3km로 40분정도 소요된다.

 

 

 

06:40

탐방로를 만나 300m쯤 진행하면 칠선폭포에 닿는다.

등로에서 계곡으로 내려서야 한다.

 

 

 

 

 

 

 

 

 

 

 

 

등로쪽에서 보는 칠선폭포

 

 

 

 

비가 내린후라 그런지 곳곳에 폭포를 이루고 있는 곳들이 많이 보인다.

 

 

 

 

와폭이 흐르는 지계곡 윗쪽으로 대룩폭포가 자리한다.

 

 

 

 

07:05

대룩폭포는 지계곡에 자리하고 있어 갈림길에 배낭들을 내려놓고 왕복한다.

4년전엔 모르고 지나쳤었다.

 

 

 

 

 

 

 

 

 

 

 

 

07:45

삼층폭포의 1층폭이다.

 

 

 

 

 

 

 

 

2층폭

 

 

 

 

3층폭

 

 

 

 

 

 

 

 

 

 

 

 

 

 

 

 

 

 

 

 

 

 

 

 

 

 

 

 

 

계곡을 벗어나기전 불편해진 뱃속을 비우고 나니 일행들은 보이지 않고 맨 꽁찌가 된다.

 

 

 

 

계곡을 옆에 끼고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꾸준하게 고도를 높혀간다.

맨 꽁찌에서 뒤 쫒아 가려니 참 힘들다.

 

 

 

이제 마폭에 다 온 것 같다

사태로 생겼다는 폭포 옆으로 마폭이 자리하고 있다.

 

 

 

09:05

마폭까지 참 힘들게 올라왔다.

참고로 칠선계곡은

추성 - 비선담(4.3km)까지는 자유롭게 탐방이 가능하나 비선담 - 천왕봉 구간(5/4km)은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대신 한시적, 제한적으로 탐방예약 가이드제가 시행되는 5월, 6월, 9월, 10월에나 인터넷 사전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천불동계곡, 탐라계곡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3대 계곡으로 알려져 있다보니 가보지 못한 이들에겐  선망의 대상이 될 순 있겠으나 개인적으론 비추하고 싶다.

이유요?

힘등게 글치요~

글구 산길 대부분이 계곡을 벗어나 있어 폭포가 있는 곳 외엔 특별히 볼거리도 읎당게요~ 

 

 

마폭포는 마지막에 있는 폭포라 해서 붙혀진 이름이다.

계곡물에 세수한번 하고나니 출발들을 한다.

제대로 쉬지도 못한채 5분쯤 올라서다 바위에 주저앉아 일행들을 다 보내고나서 혼자 시나브로 모드로 올라선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안개가 짙어진다.

올핸 지리산과 연이 안 닿는건지 올때마다 날씨가 요모양요꼴이다.

 

 

 

오름길내내 단풍취는 천지삐까리다.

 

 

 

 

송이풀도 고도를 높혀갈수록 눈에 자주띈다.

 

 

 

 

수리취도 군락을 이루고 있고

 

 

 

 

봄철 수릿날(단오)에는 한 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며 제를 지내고 떡을 해 먹었는데
이 때 한 식물의 잎으로 떡을 해 먹었으니 이 떡의 이름이 수리떡이고 떡의 재료가 되는 식물이 수리취다.

수리떡을 먹오보질 못 해 그 맛을 알 수는 없다.

 

 

4년전에 왔을때도 이 계단이 있었나?

계단에 주저앉으니 눈이 절로 감긴다.

어젯밤도 버스에서 잠한숨 못 잤고 전날은 류현진 선발경기를 본다고.. 전전날은 김광현 선발경기를 본다고 연사흘 동안 잠을 설쳤드니만 컨디션 난조로 이어진 것 같다.

아무래도 일행들과 보조를 맞추기는 힘들 것 같아 만독님한테 전화해 기다리지 말고 진행하시라 전하고 한참을 쉬어 간다.

 

 

바위떡풀

 

 

 

 

 

 

 

 

 

이슬을 머금은 참바위취

 

 

 

 

긴 철계단을 올라서니 과남풀이 반긴다.

용담과 비슷해 헷갈리는 녀석이다.

계단 끝단에 주저앉아 턱을 괴고 눈을 감은채 한참을 쉬어간다.

 

 

11:15

그렇게 꾸역꾸역 걸음을 옮겨 입구에 설치해 놓은 카메라를 피해 천왕봉 탐방로에 들어선다.

마폭에서 칠선계곡 입구까지는 약 1.3km거리

마폭을 출발한지 2시간만이다.

 

 

천왕봉길에 들어서니 맨 먼저 구절초가 반긴다.

 

 

 

 

잠시 개스도 걷히고 하늘이 열리는 듯 싶더니만 개뿔~

 

 

 

 

구절초와 산오이풀이 지천이다.

 

 

 

 

쭈구린채 이녀석들과 눈맞춤을 하고 일어서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컨디션이 최악이다.

 

 

 

 

11:25

이미 일행들은 천왕봉을 내려섰으리라 생각했는데 정상 아래서 한창 요기들을 하고 있다.

자리를 잡고 맥주한캔부터 원샷하고 빵한쪽 입에 넣어보는데 뭔 맛인지...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정상석은 인증하고

 

 

 

 

한대장과 후미에 선 몇명과 함께 천왕봉을 내려선다.

 

 

 

 

 

 

 

 

 

쑥부쟁이라는 꽃이름의 유래

 

옛날 어느 마을에 아주 가난한 대장장이가 살고 있었는데 그에게는 11남매나 되는 자녀들이 있었답니다.

이 때문에 그는 매우 열심히 일을 했지만 항상 먹고 살기도 어려운 처지였습니다.

이 대장장이의 큰 딸은 쑥나물을 좋아하는 동생들을 위해 항상 들이나 산을 돌아다니며 쑥나물을 열심히 캐왔답니다.

그래서 동내 사람들은 그녀를 '쑥을 캐러 다니는 불쟁이네 딸' 이라는 뜻으로 쑥부쟁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쑥부쟁이는 산에 올라갔다가 몸에 상처를 입고 쫓기던 노루 한 마리를 숨겨주고 상처까지 치료해 주었습니다.

노루는 고마워하며 언젠가 은혜를 반드시 갚겠다는 말을 남기고 산속으로 사라졌지요.

 

그날 쑥부쟁이가 산 중턱쯤 내려왔을 때였습니다.

한 사냥꾼이 멧돼지를 잡는 함정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쑥부쟁이가 치료해 준 노루를 쫓던 사냥꾼이었습니다.

 

쑥부쟁이가 목숨을 구해 준 사냥꾼은 자신이 서울 박재상의 아들이라고 말한 뒤, 이 다음 가을에 꼭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쑥부쟁이는 그 사냥꾼의 씩씩한 기상에 호감을 갖고, 다시 그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부풀었습니다.

가을이 어서 오기만을 기다리며 열심히 일하였지요.

 

드디어 기다리던 가을이 돌아왔습니다.

쑥부쟁이는 사냥꾼과 만났던 산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올라 갔습니다.

그러나 사냥꾼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쑥부쟁이는 더욱 가슴이 탔습니다.

애타는 기다림 속에 가을이 몇 번이나 지나갔지만 끝내 사냥꾼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쑥부쟁이의 그리움은 갈수록 더 해 갔습니다.

그 동안 쑥부쟁이에게는 두 명의 동생이 더 생겼습니다.

게다가 어머니는 병을 얻어 자리에 눕게 되었습니다.

쑥부쟁이의 근심과 그리움은 나날이 쌓여만 갔습니다.

 

어느 날 쑥부쟁이는 몸을 곱게 단장하고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흐르는 깨끗한 물 한 그릇을 정성스레 떠 놓고 산신령님께 기도를 드렸지요.

그러자 갑자기 몇 년 전에 목숨을 구해 준 노루가 나타났답니다.

 

노루는 쑥부쟁이에게 노란 구슬 세 개가 담긴 보라빛 주머니 하나를 건네 주며 말했습니다.

"이 구슬을 입에 물고 소원을 말하면 이루어질 것입니다."

말을 마친 노루는 곧 숲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쑥부쟁이는 우선 구슬 한 개를 입에 물고 소원을 말하였습니다.

"우리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해주십시오."

그러자 신기하게도 어머니의 병이 순식간에 완쾌 되었습니다.

 

그 해 가을 쑥부쟁이는 다시 산에 올라가 사냥꾼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사냥꾼은 역시 오지 않았습니다.

기다림에 지친 쑥부쟁이는 노루가 준 주머니를 생각하고, 그 속에 있던 구슬 하나를 꺼내 입에 물고 소원을 빌었습니다.

그러자 바로 사냥꾼이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그 사냥꾼은 이미 결혼을 하여 자식을 둘이나 둔 처지였습니다.

사냥꾼은 자신의 잘못을 빌며 쑥부쟁이에게 같이 살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쑥부쟁이는 마음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그에게는 착한 아내와 귀여운 아들이 있으니 그를 다시 돌려 보내야겠다.'

쑥부쟁이는 마지막 하나 남은 구슬을 입에 물고 가슴 아픈 소원을 말하였습니다.

그 후에도 쑥부쟁이는 그 청년을 잊지 못하였습니다.

 

세월은 흘러갔으나 쑥부쟁이는 결혼을 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동생들을 보살피며 항상 산에 올라가 청년을 생각하면서 나물을 캤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쑥부쟁이는 산에서 발을 헛디뎌 그만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고 말았습니다.

쑥부쟁이가 죽은 뒤 그 산의 등성이에는 더욱 많은 나물들이 무성하게 자라났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쑥부쟁이가 죽어서까지 동생들의 주린 배를 걱정하여 많은 나물이 돋아나게 한 것이라 믿었습니다.

 

연한 보라빛 꽃잎과 노란 꽃술은 쑥부쟁이가 살아서 지니고 다녔던 주머니 속의 구슬과 같은 색이며,

꽃대의 긴 목 같은 부분은 아직도 옛 청년을 사랑하고 기다리는 쑥부쟁이의 기다림의 표시라고 전해집니다.

이 때부터 사람들은 이 꽃을 쑥부쟁이라 불렀답니다.

 

 

 

통천문

 

 

 

 

지리산에서 산오이풀을 여러해 봐 왔지만 이번처럼 싱싱한 모습은 츰이지 싶다.

 

 

 

 

 

 

 

 

 

한대장이 투구꽃이라 하던데 골돌(씨방)이 다섯개인걸 보면 지리바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녀석들은 아무리 봐도 내 눈엔 그놈이 그놈같이 보이니...

 

 

그새 일행들은 보이지가 않는다.

그동안 몰랐던 사실인데 이 곳이 옛날 호랑이에게 물려가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주던 호구당터라 한다.

 

 

 

저 계단을 오르는것조차 힘에 부친다.

 

 

 

 

한 멋 부리던 나무였는데 강풍에 부러진 듯 몸통 반이 사라졌다.

 

 

 

 

이런 모습였다.

 

 

 

 

한겨울 빙화가 피면 한 멋 부리던 나무였는데 이젠 볼 수 없게 됐으니 안타까울뿐이다.

 

 

 

 

동자꽃

 

 

 

 

 

 

 

 

 

 

 

 

 

 

 

 

 

 

 

 

 

 

 

 

 

제석봉 돌길은 꽃길이 되었고

 

 

 

 

 

 

 

 

 

 

 

 

 

 

12:50

일행들은 이미 촛대봉으로 향했고 난 바로 백무동으로 내려설 예정이다.

주차장까진 6km

촛대봉을 거쳐 한신계곡으로 내려서면 10.5km다.

 

맥주한캔도 남아있고 중간에 참샘도 있어 물이 필요할 것 같진 않은데 혹시몰라 물한병을 보충하고 장터목을 내려선다.

 

 

 

 

너는 투구꽃이니? 지리바꽃이니?

 

 

 

 

13:30

망바위에 내려서니 마패님이 앉아 쉬고 있다.

다들 촛대봉으로 갔을거라 생각했는데 나만 힘들었던건 아닌가 보다.

 

 

전망터 바위에 앉아 맥주한캔 비우고 잠시 누웠는데 그새 잠이들었나 보다.

깨고보니 30분정도 지났다.

짦게나마 꿀잠을 자고나니 이제 좀 다리에 힘이 붙는 것 같다.

 

 

참샘에 도착 얼음장같은 물에 머리를 휑구고 열기를 식히는데 그새 모기들이 달겨들기 시작한다.

어느해던가 옷을 휑궈 입으려고 옷을 벗었다 이넘들한테 여러방 물린적이 있는데 이놈들 참 지독하게 쎈 놈들이다.

 

 

 

하동바위

 

 

 

 

 

 

 

 

 

이제 거짐 다 내려서간다.

 

 

 

 

계곡물에 풍덩~ 열기를 식히고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