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이어지던 북극한파가 물러나고 추위가 주춤하더니 주말부터 다시 깜짝추위가 찾아올거라는 예보다.
지역별 기상예보를 살펴보니 영서지역쪽으로 금요일에 비 또는 눈이 내릴거란 예보다.
이후 기온이 급강하 한다니 예상대로라면 이번엔 꽁 치는 일은 없을 듯 싶어 오랫만에 치악산을 찾아보기로 한다.
3년만의 걸음이고 종주걸음은 7년만이다.
성남탐방지원센터 - 상원사 - 남대봉 - 향로봉 - 비로봉 - 사다리병창 - 구룡사 - 구룡사탐방지원센터
이번엔 중앙선에 새로 도입된 ktx-이음을 이용한다.
종전에 비해 15분정도 단축되는 것 같다.
열차는 양평역에 한번 정차한 후 금세 원주역에 도착한다.
새로 생긴 원주역은 허허벌판에 역사만 덩그러니 서 있고 주변은 휑~ 한채 택시들만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아직은 대중교통도 원활치 않은 것 같고 역 주변으로 상권이 들어서지 않아 해장할만한 식당도 없고해서 택시를 타고 예전 원주역으로 이동한다.
거리는 약7km, 택시요금 8,800원
예전 원주역 앞 해장국집에서 빈 속을 채우고 택시를 콜해 성남탐방지원센터로 이동한다.
근데 가는 방향이 이상하다.
멀리 보이는 치악산이 좌측으로 보여야 하는데 우측으로 보이길래 기사님한테 제대로 가고 있는거냐니까 맞게 가고 있댄다.
아닌 것 같다해도 부득부득 우겨댄다.
아무래도 이상해 네비를 켜 보니 아니나 다를까 완전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는게 아닌가.
네비를 보여주며 반대 방향이라 하니 그제서야 차를 세우고 네비를 보더니 자기가 착각 했다며 차를 돌린다.
착각한 곳이 구룡사를 생각했던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갔다리 왔다리 하며 삼공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니 메다요금이 67,000원이나 나왔다.
카카오맵 길찾기를 통해 본 거리로는 31km로 예상요금이 26,800원으로 나오던데 대체 얼마를 돌아온건지...
죄송하다며 요금은 절반만 받겠다 하는데 아침부터 시시비비 따지기도 뭐해 3만원만 받으시라 하니 그러시라 한다.
08:40
때마침 출근한 국공님과 인사를 나누고 걸음을 시작한다.
이정표에는 비로봉까지 16km이나 실제 gps 측정거리로는 15km쯤 된다.
몇차례 겨울치악을 찾긴 했어도 그때마다 상고대를 본 적이 없었는데 시명봉쪽으로 하얀게 오늘은 예상이 맞아 떨어질 것 같은 예감에 기대감이 커진다.
09:10
성남탐방센터 2.6km
상원사 2.6km(약 1시간 20분 소요)
남대봉 3.3km(약 1시간 40분 소요)
아이젠도 착용하고 자켓도 가벼운걸로 갈아입고 본격적인 산길로 들어선다.
근데...
자켓을 갈아 입으면서 주머니에서 빼 놓은 물건 하나를 눈 위에 올려 놓은채 그대로 갔다는 사실...
이 사실을 향로봉에 가서야 알게됐으니... ㅠㅠ
엇그제 화요일에 거금 88,000원을 주고 구입한건데 이래저래 오늘 비싼 산행을 하게된다.
지난주엔 깡통카메라를 가지고 가질 않나 오늘 새벽엔 휴대폰을 차에 두고 내렸다 출발시간에 쫒겨 난리부르스를 치질 않나...
요즘 자꾸 깜빡깜빡 하는게 어디 나사 하나가 빠진게 아닌가 싶다.
상원사에 다다르니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예전에 없던 계단과 데크를 설치해 놓았고 종도 옮겨 달아놨다.
종을 세번 치고 상원사로 향한다.
옛날에는 치악산을 단풍이 아름다워 적악산이라고 불렀다 한다.
전설에 의하면 옛날 경상도 의성땅의 한 나그네가 이 곳을 지나다 꿩을 잡어먹으려는 구렁이를 발견하고 꿩을 구해주었고, 이 꿩도 구렁이가 나그네를 해치려는 것을 구해주었다고 한다.
나그네를 휘감은 구렁이가 상원사에서 종이 세 번 울리면 살려 주겠다고 하였는데, 꿩 세 마리가 머리로 종을 세 번 치고 죽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구렁이가 꿩을 잡으려는 것을 살려주어 은혜를 갚은 꿩들의 종소리에 유래되어 꿩을 의미하는 치(雉)자를 써서 치악산이라 바꿔 부르게 되었다 한다.
지금도 남대봉 상원사에 은혜를 갚은 보은의 종이 복원되어 있다.
남대봉에서 분기한 백운지맥에 들어선다.
← 영원사(2.5km), 금대분소(4.9km), →남대봉(0.3km)
아들바위
10:50
남대봉(1,181m)까지 2시간 10분
번듯한 정상석도 세워져 있다.
치악산에 와서 원주시내를 제대로 보는게 이번이 츰이지 싶다.
비로봉의 모습이 백사자 한마리가 앉아있는 모습이다.
나 기다리능겨?
아들바위와 시명봉(백운지맥)
예전에 없던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앞뒤로 주능선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남대봉(좌)과 시명봉(우)
남대봉(1,181m)보다 시명봉(11196m)이 조금 더 높다
조망없는 능선길인데 상고대터널속을 걸으며 눈호강을 하다보니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향로봉까진 그랬다.
12:10
향로봉 아래 헬기장에서 요기를 하며 잠시 쉬어간다.
12:40
향로봉(1,043m)까지 약 9.5km,
4시간만이다.
이곳도 정상석이 번듯하게 세워져 있다.
상고대터널은 여기까지
12:58
곧은재
←곧은재탐방지원센터(2.2km), 부곡탐방지원센터(4.1km)→
종주길 중간쯤 되는 지점으로 이제부터 한구비 오르내린 후 비로봉까지는 400여미터 고도를 높혀야 한다.
원통재를 지나면서부터는 슬슬 기운이 떨어져 간다.
삼봉
능선 좌우 西東으로 모습이 극과 극이다.
14:35
황골 갈림길
이제 정상까진 긴 계단길을 올라서야 한다.
이제 이 계단만 오르면 정상인데 한계단 올라서는게 여간 버거운게 아니다.
쥐어짜듯 힘을 내 본다.
15:15
6시간 35분만에 15km를 걸어 정상에 섰다.
참 멀리도 왔다.
사다리평창코스로 하산한다.
길은 급하기만 하다.
아이젠 피크가 닳아 빙판진 곳에서는 제대로 박히지도 않다보니 등짝에 진땀이 날 정도다.
아이젠 하나 새로 장만해야겠다.
다리를 건너 구룡사로
16:55
구룡사
구룡사는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고 하며 원래 대웅전 자리에는 아홉마리 용이 사는 연못이 있었다고 한다.
의상은 이곳이 마음에 들어 용들과 도술시합을 하여 용들을 물리치고 절을 지었는데, 아홉마리의 용이 살았던 곳이라 하여 구룡사(九龍寺)로 불리게 되었는데, 아느 날 한 노인이 찾아와 절 입구 거북바위 때문에 절의 기가 약해진 것이라 하여 바위를 깨 버렸으나 이후 절은 더욱 쇠약해져만 갔다.
이때 한 도승이 나타나 절이 쇠야해진 것은 거북바위를 깨서 혈맥이 끊겼기 때문이라 하였으며 그때부터 거북바위를 살리는 뜻에서 절 이름을 지금의 구룡사(龜龍寺)로 바꾸었다고 한다.
구룡사를 지나 내려와 상가들이 운집해 있는 버스종점에서 걸음을 마치고 17:35분발 34번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간다.
노선이 터미널을 거치지 않아 터미널에서 가까운 곳에 내려 택시를 콜해 터미널로 이동한다.
택시비 5,300원
19:10에 출발하는 동서울행 버스표를 예매(7,700원)해 놓고 터미널 옆에 있는 명륜설렁탕집에 들어가 설렁탕 한그릇과 맥주한병을 비우고 귀경길에 오른다.
언제 기절했는지 깨나보니 동서울 터미널이다.
함박눈이 폴폴 흩날린다.
클린산행 수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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