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클릭해서 보면 좋습니다
작년 7월 여름에...
올 2월 겨울에...
올 여름 또 그 곳으로 가 본다.
이번엔 당일치기라 좀 빠듯한 걸음이 되지 싶다.
백담사 - 영시암 - 오세암 - 가야교 - 가야동계곡 - 천왕문 - 영시암 - 백담사
대리서 백담사까진 버스로...
백담사에서 영시암까진 이런길로 쭈욱~ 1시간정도/4.5km
11:18
영시암 목전에서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열기를 식히고 있는데 뒷차로 온 일행들까지 도착한다.
영시암에서 오세암까지 2.5km
만경대로 이어지는 능선 고갯마루까지 고도 400m정도를 높히며 빡시게 올라서야 한다.
뭐 지금이야 산길은 다니기 좋게 되어 있다지만 우학스님의 수필집 「저거는 맨날 고기 묵고」를 보면 처음에 오세암을 찾아갈 때 너무 힘들어서 도착했을 때는 너무 감격해서 눈물이 났다고 한다.
한번쯤 들어봤을만한 얘기도 실려있다.
저녁시간에 목욕탕을 갔었는데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바로 앞 사람의 얼굴조차 분갈할 수 없을 정도로 김이 가득 서려 있었다.
샤워기 앞에서 샤워를 하던 아저씨가 나를 툭툭 치며 물었다.
"야. 몇살야?"
"중 - 이요"
하고 대답 했더니
"그래 내 등 좀 밀어 줄래?"
하고 본론을 애기했다.
나는 있는 힘을 다해서 뻑뻑 문질렀다.
아저씨가 하는 말이 걸작이었다,
"중인 - 데(중학교 2학년인데) 힘이 쌔구나"
"나 중 - 입니다."
"그래 임마! 너 중인 - 줄 알아
유머인 줄 알았던 얘기가 중2스님이 겪은 실화라는 사실...
만경대로 이어지는 능선 고갯길을 넘어서면 오세암이 코 앞 이다.
12:25
오세암을 찾아본지도 여러 해 되었다.
오세암은 643년(선덕여왕 12) 자장율사가 지었고 당시에는 관음암(觀音庵)이라 불렀다.
만경대가 바라 보이고
오세암은 관세음보살과 깊은 연관이 있는 사찰이다.
5살 된 아이가 폭설 속에서 관세음보살의 도움으로 살아남았다는 전설이 있어서 '오세암'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이 설화는 암자를 중건한 설정 스님의 얘기를 토대로 한다.
조선시대 설정이란 스님이 설악산 깊은 곳의 암자에서 수행을 하던 중 잠이 들었는데 관세음보살이 꿈속에서 설정스님에게 서둘러 마을로 가라고 얘기한다.
꿈에서 깬 설정스님은 서둘러 자신이 살던 마을로 달려갔는데 마을로 오니 사람들이 한 명도 없다. 무언가 이상해서 지나가던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니 이 마을에 전염병이 한번 제대로 돌아 마을 사람들이 모두 죽었다고 얘기한다.
그런데 그 사람이 어린 남자아이 한 명만이 이 난리통에 혼자 살아남았다고 얘기한 뒤 갈 길을 다시 갔다. 설정스님은 남자아이란 말에 놀라 서둘러 자신의 형이 살던 집으로 달려갔다.
그 곳에 3살 난 남자아이가 있었다. 바로 스님의 조카이다. 스님은 관세음보살이 이 아이를 지켜주었다고 생각하며 부모를 잃은 어린 조카를 데리고 자신의 암자로 갔다.
이후 홀로 어린 조카를 키우며 지내던 중 어린 조카는 이제 5살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스님이 암자를 둘러보니 양식이 다 떨어져 어쩔 수 없이 산 아랫마을로 양식을 구하러 가게 되었다.
이에 혼자 남겨질 조카에게 "혼자 있는 것이 무섭거든 관세음보살님의 이름을 외우며 지내거라." 하고 일러주고는 길을 떠났다.
그런데 스님이 산을 내려가서 양식을 구할 무렵 설악산에 엄청난 폭설이 내려서 도저히 암자로 돌아갈 수 없었다.
결국 봄이 되어서 눈이 다 녹은 뒤에야 서둘러 암자로 올라갔는데, 놀랍게도 조카는 멀쩡하게 살아있었다.
어찌된 연유인지 까닭을 물으니 조카가 말하길 관세음보살이 때마다 찾아와 보살펴주었다는 것.
스님은 관세음보살의 신력(神力)에 감동해 암자의 이름을 오세암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오세암은 전설을 모티브로 한 동화작가 정채봉님이 쓴 동화도 있고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만들어졌었다.
전설의 고향에도 나왔던 것 같고...
13:50
오세암에서 가야교까진 2.6km
오는길에 각자도생 점심요기들을 하고 가야교에 도착 계곡으로 내려선다.
계곡물에 몸부터 풍덩~ 열기를 식히고
14:00
렛츠 고~
본격적으로 계곡트레킹에 나선다.
계곡 상단은 너른 암반으로 되어 있어 여름뿐 아니라 겨울에도 트레킹하기 그지없이 좋다.
이 사진을 끝으로 님은 갔다.
옮겨 온 사진
이곳을 내려서다 그만 몸의 중심이 앞쪽으로 쏠리면서 깊은 곳으로 빠져드는 바람에 카메라가 수장되면서 익사해 버렸다.
담날 써비스센터에 맡겼는데 엔지니어 하는말이 카메라는 물에 빠지면 최악이라 일단 점검을 해 봐야겠지만 어쩌면 배보다 배꼽이 클 수 있다며 새로 사는게 나을거라 한다.
카메라는 보유하고 것들 중 가장 스펙이 가장 좋은거고 렌즈는 새로 장만한지 이제 5일째인데... ㅠㅠ
구입가 기준으로 450만원정도 날린 것 같다.
이 뿐만 아니다.
gps도 액정에 금이간 상태로 사용해 왔었는데 그동안 왠만한 우중산행에도 별 탈이 없길래 방심했드니만 집에와서 트랙을 다운받으려 하니 액정도 맛이 갔고 다운도 안 된다.
월욜에 구입처에 택배로 보내 수리를 요청하고 담날 메일로 트랙을 받아 겨우 맵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옮겨 온 사진
어차피 엎질러진 물...
그동안 카메라 때문에 누려보지 못했던 물놀이를 최대한 즐기며 내려선다.
여기서부터는 갤21으로...
스마트폰마저 방수가 안 되었다면 으짜스까.
다들 소를 피해 돌아가지만 풍덩해 헤엄쳐 건너간다.
폭포샤워도 하고
옮겨 온 사진
카메라가 없으니 으찌나 편하고 자유롭던지...
15:20
천왕문에 다달으면서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스마트폰으로 담으니 좋은점도 있다.
풀프레임이라도 2470으론 천왕문을 한 화면에 담을 수 없었는데 초광각으로 담으니 다 담아진다.
잠시 브레이크타임을 갖고
본격적으로 내리는 비는 백담사 주차장에 도착해서야 꺼끔해진다.
마지막 소인데 피할게 뭐 있나
헤엄쳐 건너온다.
16:15
이제 가야동계곡과 작별해야 할 지점이다.
마지막으로 몸을 담근 후 오세암길을 만날때까지 빡시게 올라선다.
17:10
가야동계곡을 벗어나와 영시암까지 50분
17:55
백담사 주차장
다들 막차시간전에 도착 막차 전 버스를 타고 용대리로 이동 저녁식사들을 하고 귀경길에 오른다.
에필로그
카메라와 렌즈, gps만으로도 부족했던지 월욜아침 자고 일나니 모기에 물린 얼굴과 목이 밤탱이가 되 버렸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려니 하고 하루를 보냈지만 오히려 상태가 안 좋아져 담날 아침에야 병원에 들러 주사 두방 맞고 5일치 약 처방을 받아온다.
가야동계곡!!!
돈 베려 몸 베려...
이래저래 이런저런 사연들을 남겨가는 계곡이지 싶다.
다음엔 또 어떤 사연이 생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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