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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mbing/호남권

【23.01.01(일)】01.덕유산

 

 

 

 

 

 

삼공리 - 백련사 - 향적봉 - 중봉 - 오수자굴 - 백련사 - 어사길 - 삼공리

 

 

23:30

계묘년 새해일출을 맞으러 임인년 마지막날 밤 반더룽 1호차에 몸을 싣고 덕유산으로 향한다.

이번엔 28인승이 아닌 31인승이다.

앞뒤간격이 조금 줄어들긴 했어도 불편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02:55

삼공리 도착

차에서 내리는이는 나 뿐이다.

다들 곤도라로 왕복하거나 편도로 올라 삼공리로 내려오는 사람들뿐이다.

기온은 그리 낮지 않은데도 바람이 사납다보니 제법 춥다.

 

03:00

gps를 작동시키고 걸음을 시작한다.

아직 이른시간이라 그런지 백련사를 향하는 사람들은 보이진 않는다.

 

04:20

백련사에 도착 배낭을 내리고 보온병을 꺼내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쉬어간다.

시간이 좀 지나니 산행객들이 속속 도착한다.

하늘엔 별들이 초롱하다.

일출을 보는건 문제업어 보인다.

이때까지만해도 그랬다.

 

04:40

아이젠도 착용하고 스틱도 꺼내들고 산길로 접어든다.

정상까진 2.4km

가파른 오름길이다.

산길은 눈이 잘 다뎌져있고 미끄럽진 않으나 계단길은 울퉁불퉁해 아이젠없이 내려서긴 위험해 보인다.

그동안 트런화에 길들여진탓인지 간만에 하이컷 등산화를 신고 오르려니 다리가 무겁기만 하다.

눈이 다뎌진 길이라면 굳이 무거운 등산화를 신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고도 1400을 넘기고나니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바람은 한층 더 사나워진다.

 

06:30

대피소에 도착, 취사장에 들어서니 좁은 공간에 산객들로 가득하다.

배낭을 내리고 차 한잔 마시며 시간을 보낸다.

졸음이 쏟아진다.

벽에 기대어 눈을 감고 가면을 취해본다.

 

 

07:20

일출시간이 가까워져 스틱을 접어넣고 카메라를 꺼내들고 취사장을 나선다.

근데 이게 뭐람?

짙은 개스가 주변을 삼켜 버렸다.

카메라도 두대나 챙겨 나섰는데 한대는 꺼내보지도 못하고 짐짝 신세가 되 버린다. 

 

 

그래도 왔으니 정상으로 올라서 본다.

정상엔  사납게 불어대는 바람도 아랑곳 하지않고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다들 새해일출을 기대하고 왔을텐데 허망한 표정들이 역역하다.

북적거리는 사람들 풍경을 사진에 담고 중봉으로 향한다.

 

 

 

 

 

 

 

 

 

 

 

 

 

 

 

 

08:00

중봉아랫쪽엔 많은 진사들이 삼각대를 펼쳐놓고 이때나 저때나 하고 개스가 걷히길 기다리고 있다.

어차피 다음주에 다시 덕유를 찾을거니 미련을 버리고 오수자굴로 내려선다.

 

 

 

 

 

 

 

 

 

08:50

오수자굴엔 제법 큰 역고드름들이 서로 키재기라도 하듯 삐쭉삐쭉 서 있다.

굴안으로 들어가 사진 몇컷 담고 샌드위치 한쪽과 맥주한캔을 비우고 백련사로 내려선다.

백련사까진 약 2.8km

 

 

 

10:00 

백련사에 도착 내림길은 포장길 대신 다리를 건너 새로생긴 어사길을 따라본다.

어사길이라해서 뭐 특별한건 없고 거리도 별 차이는 없다.

삼공리까진 6.2km

건너편 포장길엔 당일산행객들이 줄지어 오른다.

 

 

11:00

어사길을 따라 내려오다 비파담에서 다리를 건너 포장길로 들어서 조금 내려서다보니 눈이 치워져 있는 벤치가 보이길래 아직 시간도 이르고( 출발시간은 오후 1시 30분) 해서 배낭을 내리고 벤치에 앉아 차 한잔 마시며 잠시 쉬어간다.

삼공리를 2.3km남긴 지점이다.

그렇게 10여분 쉬었다 300미터쯤 내려와 인월담에서 사진을 찍으려는데 헐~

카메라가 없다.

아까 쉬었던 벤치에 놓고 온게다.

멘붕이다.

 

무거워진 다리로 내려왔던길을 다시 뛰어 올라서며 내려오는 사람들한테 물어보지만 다들 도리도리다.

300미터가 왜그리도 먼지...

헉헉대며 그곳으로 달려 가 봤지만 빈 벤치만 보인다.

맥이 빠진다.

내려오는동안 올라가는 사람은 몇명 없었으니 좀 더 달려가 본다.

몇사람을 따라잡긴 했지만 역시나 도리도리다.

200미터쯤 올라가다 앞에 보이는 사람도 없고 힘도 들어 체념하고 허탈하게 돌아선다.

 

터벅터벅 다시 벤치가 있는곳으로 와 보니 하필 어사길로 갈라지는 길목이다.

바디도 렌즈도 입양한지 1년 반밖에 안된건데...ㅠㅠ

속이 쓰리다.

새해 복은 커녕 새해 벽두부터 거금을 날렸으니 ... 

 

다음날 덕유산관리공단에 전화해 알아봤지만 접수된건 없다며 알아보고 찾게되면 연락을 주겠다 한다.

사흘째 지나고 있다.

아직까지 연락이 없는걸 보니 혹시나 기대했던 새해양심은 역시나인가보다.

 

 

 

11:40

걸음을 마치고 반더룽 협력식당 '산나물 맛집'에서 능이국밥을 시켜놓고 맥주한병과 쐬주반병을 비우며 쓰린 속을 달랜다.

 

 

『포토앨범 산』을 찾아주시는님들...

새해 아프지들 마시고 건강들 하시기 바랍니다.

건강이 최고의 복 입니다.